단 하루만 더 (for one mor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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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ch Albom


내 생애, 꼭 한번 돌아가고 싶은 하루가 있습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이 절망의 끝에 선 남자.
하루의 유령 이야기. 남아 있는 삶 전체를 바꿔 준 하루. 어머니.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 그의 글다운, 사람이 그리워 지는 이야기이다. 좋게 말하면 이렇고, 사실 내가 보기엔 그냥 그렇고 그랬다. 그냥 딱.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같았다. 전작보다도 약간 아쉬움이 남는 글. - 너무 좋았어. 정말 하루하루가 소중해. 그래. 열심히 살아야겠어. 라는 말은 너무 많이 내뱉고 지내서, 더 감회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읽는 사람마다 느낀 게 다르고 생각한 게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이미 가족의 소중함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지. 결국 가족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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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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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 소중히 있는 당신은, 내 안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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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앨리에게 반한 노아는 앨리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하고 앨리도 노아가 싫지 않았는지 둘은 뜨거운 여름. 뜨거운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부자에 앨리트인 앨리와 목재소에서 일하는 가난한 노아의 교제를 달갑게만 보지 않았던 앨리 부모님의 반대로 떨어지고 만 노아와 앨리.

헤어지던 날. 내일이면 다시 아무렇지 않았다는 듯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던 둘은, 매일매일을 울다가 약혼자가 생길 때 까지, 매일매일 365일 동안 편지를 쓰다가 전쟁 미망인에게 위로받을 때 까지, 서로의 존재를 가슴 한 곳에 깊숙히 담아둔 채로 그렇게 어느새 나이를 먹어 버렸다.

행복을 꿈꾸던 집. 그 집에는 노아가 산다. 그리고 앨리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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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감미로운 사랑 이야기를 읽어주던 할아버지. 기적이 일어날 거라 믿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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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가도 체력이 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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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뻔한 사랑이야기. 게다가 약간은 어색하게 빠른 스토리 전개. 하지만 백발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 저런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의아함과 경이로움이 내 눈시울을 적셨다. 치매 걸린 부인을 위해, 평생 사랑했던 여자를 위해,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준 노아. 그런 사랑을 해 본 둘은 얼마나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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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mother is my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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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엄청 늦은 모네전 관람기. (사실 관람기라고까지 할 것도 없다; 다 잊어서 쓸 말이 없어;)

20070624 _ 서울시립미술관

날씨도 흐릿흐릿 비 올 것 같고(결국 비가 내렸다) 몸도 안좋고 사람들에 치여서 처음에는 지금 내가 이 걸 관람하러 온건가 싶을 정도로 대충대충 이리저리 걸으면서 이리기웃 저리기웃 거렸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뿐이지만. 당시에는 그랬다. 하지만 그건 그저 처음이었을 뿐이었어용.

<수련> 연작은 모네를 미술사의 위대한 화가 중 하나로 만들었다는 작품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수련을 만나고 모네를 만나고 그의 색을 만나고 빛을 만나고.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내 기억속의 수련 작품들은 연보라색의 느낌이다. 네이버에 검색해 본 그림들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색과 많이 다르게 나와서 그냥 첨부는 안했다. 음. 그렇게 시작한 모네의 색은 강렬해지다가 다시 잔잔해진다랄까. 두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남은 기억이 이렇다. 엑. 못쓰겠다. 메모라도 해 뒀어야 하는데.

짧게 요약하자면;

작품 수가 좀 적었지만, 수련 연작을 볼 수 있어서 좋았음.
파리에 가서 수련의 원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함.
같은 풍경에도 빛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
모네가 왜 빛의 화가라고 불리는 지 알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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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는 2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색다르다.


화자는 전지적일 수도 그저 내용의 전개만을 이끌어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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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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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나 갑자기 이방인이 되어 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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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로그 >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원본 http://blog.naver.com/goldsunriver/90019060582

   요즘 새로 개봉한 영화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영화는 "검은 집"... 이번 주말에 보고 싶었지만 오늘 밤에 떠나는 뮌헨 출장 때문에 다음 주말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검은 집"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오랜만에 나온 한국 공포 스릴러기도 하고 원작인 일본 소설이 유명해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어느 영화 포털에서 본 이 영화의 대본 표지가 내가 좋아하는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을 변형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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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씨네서울 (www.cine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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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1954)

마그리트 René Magritte (1898-1967) 작
캔버스에 유채, 146 x113 cm
벨기에 왕립미술관, 브뤼셀

 

   "검은 집" 관련 기사들을 보니 실제로 영화미술팀이 이 그림에 영감을 받아서 검은 집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검은 집' 세트는 경기 광명시에 지었는데 신태라 감독이 미술팀에 보여 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빛의 제국’이 영감의 실마리가 됐다. 하늘은 맑은데 집과 그 주변은 깜깜한 밤으로 표현된 그림. 정점석 미술실장은 “원래 목욕탕이었던 집인데 넝쿨로 덮인 밖에서 안의 거실과 지하 목욕탕으로 들어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된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4월 3일자 기사 중

 

   "빛의 제국" 그림을 보면, 하얀 구름이 떠있는 위쪽의 푸른 하늘은 분명히 햇빛 가득한 낮의 하늘인데, 아래쪽에 있는 집과 그 숲은 그 햇빛을 전혀 받지 않는 밤의 상태에 있고 가로등과 실내등까지 켜져 있다. 이렇게 낮과 밤처럼 공존할 수 없거나 모순되는 요소들을 한 화면에서 결합시켜서 충격과 신비감을 주는 기법을 데페이즈망 Depaysement 이라고 한다고 한다.


   데페이즈망은 초현실주의 Surrealism 화가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기법이지만,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은 워낙 일상적인 사물이나 정경들로 이루어져서 그 충격 효과가 오히려 더 큰 것 같다. 전에 소개한 달리 Salvador Dali 나 다른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에는, 기괴한 형태로 일그러진 사물이나 인물이 등장하고, 전체적으로 환상적이고 좀 시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마그리트의 그림에서는 사물들이 대개 얌전하게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그림 분위기가 덤덤하고 건조하다. 그런데 그 사물들이 엉뚱하게 놓여 있거나 서로 결합돼 있어서 충격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다. "빛의 제국" 그림에서도 하늘 부분과 집 부분을 따로따로 봤을 때는 그로테스크하거나 환상적인 데라고 하나도 없지만, 그 두 가지가 공존하면서 이 그림은 정말로 신비로워지는 것이다.

 

   두 세계의 묘한 경계에 서있는 것 같은 이 그림은 언제나 내게 강한 인상을 주지만 사실 무서운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런데 내 지인들 중에는 "빛의 제국" 그림이 정말 공포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생각해 보니 그런 점도 있다...  햇빛에도 불구하고 밤에 머물러 있는 저 집은 어둠의 원천일지도 모른다. 에드거 앨런 포의 “어셔 가의 몰락”에서 집주인 어셔의 음울한 성격에 대해 “그 마음으로부터 어둠이, 마치 선천적으로 절대적인 본질인 것처럼, 끊임없이 방출되어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모든 사물들로 퍼져나갔던 것이다”라고 하는 구절이 있는데, 이 집이야말로 그런 식으로 어둠이 절대적인 본질이며 주변을 물들이는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아마 “검은 집” 감독도 이런 점을 느껴서 이 그림을 바탕으로 검은 집의 이미지를 구상한 것 같다. "검은 집" 대본 표지에서는 마그리트의 집이 한층 검고 무시무시하게 표현돼 있어서 정말 어둠의 원천 같다.

 

   “검은 집” 제작팀에 마그리트가 끼친 영향은 포스터 중 하나에서도 드러난다. 이 섬뜩한 포스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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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 Les Amants  (1928)
마그리트 René Magritte (1898-1967) 작
캔버스에 유채, 54.0 x 73.0 cm
오스트레일리아 국립 미술관, 캔버라

 

   이 그림 말고도 마그리트의 그림에는 저렇게 하얀 천을 얼굴에 덮어쓴 인물들이 여러 번 나온다. 시체의 얼굴 위에 덮는 것 같기도 하고, 교수형에 처하는 죄수의 얼굴에 뒤집어씌우는 것 같기도 한... 저 천을 덮어쓴 얼굴들을 보면. 죽음과 숨막히는 것 같은 느낌, 목이 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마그리트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길 거부했지만, 많은 평론가들은 그의 어머니의 죽음이 이 모티프를 탄생시켰을 것으로 추측한다. 마그리트의 어머니는 마그리트가 열세 살 때 강에 투신해서 자살했는데, 그녀의 시체가 건져 올려졌을 때 그녀의 하얀 잠옷이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그림도 저 숨막히는 하얀 천만 아니라면 평범했을 그림이다. 한 쌍의 남녀가 여행지에서 기념사진을 찍듯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얼굴에 저 하얀 천이 덮이면서 저 그림은 정말로 낯설고 섬뜩해지는 것이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위의 포스터 장면 같은 것이 영화에 정말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상징적인 의미로 만든 이미지인지... 또 영화 속의 검은 집이 정말 마그리트의 그림을 연상시키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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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 > 이코노믹리뷰 2007-06-15 07:09

[스크랩] 영화 속 장사이야기 - 범죄의 재구성
 

출처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15 07:09 
 


 고객 머릿속에 숨은 키워드를 찾아라


  영화도 제목이 중요하다. 제목은 영화사의 수입과 직결된다.후보 제목은 많을수록 좋다. 하나 건진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물론 건졌으면 소비자 입맛에, 귀에, 기억에 바짝 다가서게끔 깎고 다듬어야 한다.


  와바의 가맹본부인 (주)인토외식산업의 이효복 대표는 말한다. “브랜드 네임이 중요하다”고. 이어서 “영화처럼 제목을 짓는 것에 수고가 다를 바 없었다”면서 엄청난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이름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후보 브랜드로 거론되었던 것만 해도 60개 정도나 됐고 그 중에 제목(브랜드)으로 하나 겨우 선택한 것이 지금의 ‘와바‘란다.


  이처럼 버리기 원칙을 지키니 곧바로 시장(Market)에서 반응이 먹히는 브랜드가 되었다고. 참고로 와바는 ‘와글와글, 바글바글’이라는 의미와 함께 우리말로는 ‘와봐(요)’라는 뜻이 있으며, 영어로는 ‘세계 최고의 술집’이라는 의미에서 ‘WA(World Ace)-BAR’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브랜드가 짧고, 기억하기가 쉽고, 약속 장소로 친구를 불러내듯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는 점이 브랜드 마케팅에서 잘 먹히고 롱런하게 된 이유인 것 같다.


  이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감독, 2004년)이란다. 나도 참 괜찮게 보았던 영화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난 영화배우 박신양 씨를 아주 좋아한다.


  그가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범죄, 스릴러, 코미디를 표방하는 한국영화가 바로 ‘범죄의 재구성’이다. 그(박신양)의 영화 속 네임은 최·창·혁.



제목 좋은 영화는 흥행도 성공


  왜 그러한 이름이 필요했을까. ‘최고의 사기꾼’이라는 뜻에서 최, 사기도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야 먹힌다는 뜻에서 창, 그리고 최창호라는 이름의 쌍둥이를 만들어낼 만큼 ‘혁신적인 인물’이라는 의미에서 혁.

그리하여 세 글자로 좁히니 최창혁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정도 수준이면 아마도 작명(作名)도 기막히고 영화 속 주인공의 캐릭터도 최대한 잘 살린 이름일 것이다.


  한양대 정민 교수는 저서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서 분수득의법(分授得宜法)을 소개했다.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성을 확대하라’는 뜻이다. 이걸 사기로 몸소 실행하는 인물이 사기 전과로 출소한 지 이제 한 달 된 최창혁이다. 그는 빅콘 사기를 치기 위해서 모두 다섯 명을 모은다. 역할분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다.


  ‘인간의 탐욕을 경영하는 천재 사기꾼들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부제가 붙은 《빅콘게임》(마고북스)에서 저자인 데이비드W. 모러는 빅콘의 모습에 대해서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훌륭한 사기꾼은 자신이 벌인 사기극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더 완벽해지기 위해 연구하고 인간에 대해 더 많이 배우는 한편 배운 것을 써먹을 방법을 모색한다’고 지적했다. 맞다. 최창혁을 비롯하여 김선생(백윤식), 얼매(이문식), 타고난 여자킬러 제비(박원상), 환상적인 위조기술자 휘발유(김상호), 이렇게 다섯 명은 각자의 역할분담과 팀워크를 통해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은행 사기극에 성공한다. 난공불락 한국은행이 당한 것이다. 50억 인출 성공. 그러나 성공으로 기쁨을 나누는 것도 잠시, 돈은 사라지고,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현장엔 뒤집혀 폭발한 용의자의 차량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없다.


  분명 사기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그런데 감쪽같이 돈이 사라졌다. 수사망이 펼쳐지고 얼매와 휘발유가 체포된다. 제비는 빈털터리의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이러니 사기꾼들의 대부인 김선생도 답답할 수밖에. 졸지에 차반장(천호진)에게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범죄자 세계의 살아 있는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험난한 필드워크를 마다하지 않았던 모러 교수는 원래 ‘최고의 사기꾼들은 필요한 사람들을 아주 매끄럽게 매수한다’고 책에 적고 있다. 김 선생의 실력(?)은 수사망을 좁혀오는 형사와도 연결되었고, 역으로 사기를 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임하룡)도 고용할 만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게임의 승자는 최창호라는 쌍둥이 형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을 만큼 교활하고 치밀한 최창혁. 그러나 모러 교수의 충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는 말한다. “만년을 유복하게 살다가 죽는 신용사기꾼은 비교적 소수다. 투자에 실패하거나, 전문 도박사에게 당하는 등 이런저런 일로 돈을 탕진해버린다”고 말이다.



사기 시나리오는 최고의 경영서적


  최고의 사기꾼과 최고의 경영자는 닮아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애드거 앨러 포는 사기꾼에게 필요한 특질을 면밀함, 호기심, 인내력, 창의력, 대담함, 냉담함, 뻔뻔함, 웃음이라고 거론한 바 있다. 사기꾼을 뺀 뒤 경영자를 집어넣어도 해당될 만큼 그 기질이 너무 흡사하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혼자서 독식하는 게 최고의 사기꾼이라면 최고의 경영자는혼자만 독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완벽한 사기 시나리오를 전개하기 위해 몇 수십, 몇 백번씩 수정을 거듭하는 사기꾼의 자세는 경영자나 비즈니스맨도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있다. 그건 팀워크다. 그들의 환상적인 팀워크도 배울 만하다. 조직에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는 인재는 인재(人災)일 뿐, 플러스 알파인 인재(人財)가 전혀 못된다. 사기도 사람의 감성을 얻지 못하면 쓸모가 없는 기술일 뿐이다. 사람의 욕망이라는 문제점이 없지는 않지만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세일즈요, 마케팅이 되는 셈이다.


  첫인상을 어떻게 줄 것인지? 사기꾼도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이걸 비즈니스맨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조직원으로 활동할 때에도 역량에 따라 역할을 나누어 충분히 준비하고 작업의 효율을 최대로 극대화할 줄 안다. 정민 교수는 이렇게 지적한다. “훌륭한 조직은 리더의 탁월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 간의 단단한 팀워크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길 “개성을 무시하고 평준화시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가장 불쌍한 CEO와 마누라는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가 말했듯 비교에 있다. “모든 불행의 시작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영화 속 장사 몇 수 배우기


1. 실패의 최소화, 성공의 최대화는 ‘재구성’에 있다
실패는 죄가 되지만 성공은 죄가 되지 않는다. 사기꾼도 실패의 원인을 몇 십번, 몇 백번씩 되돌아서 분석하고, 준비를 소홀하지 않기 위해 재구성을 서슴지 않고 마다하지도 않는다. 창업도 마찬가지이다. 매출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으면 결과는 실패한 것이다. 다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비즈니스를 재구성해야 한다.


2. 조직은 팀워크가 생명이다
어떤 조직이든 팀워크가 탄탄해야 비즈니스에서 장수한다. 역할이 주어지지 않거나 전문 영역이 없다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직의 해를 끼치는 인재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일은 잘하는 것이 능력이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인재가 아니다. 비즈니스에 성공하려면 개인보다는 조직과 팀워크를 소중하게 여기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


3. 첫인상이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사기꾼도 첫인상을 중요시 한다. 비즈니스도 맥락은 같아야 한다. 첫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소비자는 호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소비자는 보다 좋은 인상을 주는 비즈니스에 점수를 후하게 주기 때문이다. 간판, 인테리어, 종업원의 서비스, 메뉴 등에서 첫인상이 약하다면 준비가 완벽할 때까지 오픈을 뒤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


4. 간판도 제목이 장사를 좌우한다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외우기가 좋은 제목으로 간판 상호를 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깝다고 버리지 못하면 좋은 브랜드나 상호는 내 것이 될 수 없다. 소비자에게 필이 꽂히는 이름을 생각하고 깎고 다듬어라. 또 무미건조한 세련된 이름보다는, 약간 투박하지만 정감이 묻어나는 상호나 브랜드가 시장에선 실제로 더 잘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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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오랜만에 문화생활하자는 연락이 와서 냉큼 만나자고 했다.
이 작품은 친구가 골랐는데 보고 나오면서 잘했지? 잘했지? 하면서 흐뭇해했다. 응 잘했어. 친구야. 이거 정말 재밌더라!
 
존 스미스라는 남자는 메리스미스, 바바라스미스. 이렇게 두 아내와 살고 있다. 거짓말은 끊임없이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배가 아프도록 쉼없이 웃어대는 유쾌한 연극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연극으로 확인하시길!
 
-
 
저녁 공연이라서 근처 라베니스에서 파스타를 먹고 공연을 보러 갔다. 라베니스 맛있다라는 말을 하려고 저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파스타는 노리타를 따라 올 수 없어. 아 좋아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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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홀 좌석은 꽤나 작았다. 의자가 개인별로 있는 게 아니고, 교회 의자처럼 일자로 쭉 되어있는 형식에, 앉긴 앉는데 낮아서 무릎이 많이 접힌다. 약간 좁은 것 같기도 하고. 다행이 친구가 예매할 때 통로쪽 한자리를 비워두고 예매해서 그 자리는 비어있었다. 혼자 오는 사람은 많이 없을테니깐. 연극 담당자 입장에서는 한 자리 아쉬웠겠지만 우린 여유롭게 앉아서 볼 수 있었다. 좋아좋아.
 
처음에는 약간 흥미로운 정도로 재밌다. 그니깐 웃기긴하지만 잘 안 웃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웃지 않는 정도; 의성어으로 이야기하자면 약간 어색한 하하하. 의 웃음. 그러다가 점점 극의 전개가 빨라지고 이리저리 복잡해지면서 너무 재밌어진다. 진짜 박수치고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까지 깔깔깔. 웃게 만드는 재미. 중간에 스텐리 역을 맡은 배우도 꽤나 웃겼는지 웃음을 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웠다. 매일 하는 공연일텐데도 많이 웃긴가보다. 연기를 하는 배우이면서 연기를 구경하는 관객이 되었을테다. 다른 배우들도 참 대단하지. 어쩜 그걸 보고도 안 웃을 수가 있어ㅠ_ㅠ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뛰어났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딱 알맞게 맡아서, 다른 배우가 그 역을 한다면 감정이입이 안될 것 같은 느낌(물론 또 아니겠지만;) 인물들의 특징을 쏙쏙 빼닮은 외모와 연기, 목소리. 바바라역의 배우가 너무 섹시했다. 정말. 언니 피부도 하얗고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부러워요ㅠ_ㅠ
 
공연 후반 즈음, 같은 패턴의 웃음이 반복되어서 인지 약간 루즈한 면이 있긴 했지만(이것도 그렇게 심하진 않고 그냥 여유를 갖고 몇 시인지 시계를 바라보는 정도의 여유가 생긴 정도) 끝나고는 계속 박수를 치게 했다. 정말정말정말 재밌다!!!!!!!!! 진짜!!!!!!!!!!!
 
난 문화생활을 하면 무언가를 알고, 얻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주로 하는 편인데, 이건 그냥 편하게 보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꽤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수많은 생각들을 다 비우고 공연에만 충실하는 동안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한참을 웃었다. 그렇게 웃고 나니 기분도 좋아지고 상쾌한 느낌. 가끔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일차적인 감정만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다. 고마운 공연. 라이어 2탄, 3탄도 꼭 보러 가야지.
 
배우들이랑 사진 찍고 싶었는데 아무도 디카를 안가져 가서 그냥 갔다. 다음 공연에는 꼭 가져가서 사진으로 남겨야지 ㅠ_ㅠ
 
강추!!!!!!!!!!!!!!!!!!!!!!!!!!!!!!!!!!!!!!!!
Posted by (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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