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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20 아이러니.

오늘부터 한비야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기 시작했다.
한비야의 글은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메마른 심장을 뛰게 한다.
나에게 무언가의 비전을 심어주고 열정을 갖게 한다.
그녀의 비유법 또한 읽으면서 감탄하게 만드는 한비야만의 매력.


집에 오는 길, 지하철에 앉아 즐겁게 책을 읽으면서
역시 한비야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에이즈에 걸렸을지도 모로는 아이를 활짝 안고 웃어주는 모습,
파키스탄에서 메뚜기 꼬치를 먹은 이야기,
현지인과 친해지려면 현지인과 같은 음식을 먹어야한다는 글에서
비위가 강한 탓도 있겠지만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그 자체로서 인정하고
대우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왜 먹는 이야기가 이렇게 머리에 남은건지; 사실 지금 이 부분을 읽고 있다.)


나는 그들을 그들로 인정할 수 있는가.
지나가는 외국인만 봐도 우리와 달라. 하면서 괜히 거리를 두고 있지는 않은가.
윤리라고 해야하나. 머리 한 쪽에서는 그들은 다르지 않아. 다 같은 사람일 뿐이야. 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몸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쭈뼛하고 있는 경향이 크다.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건 뭐랄까. 가식적인 것 같아서 그냥 시선을 돌리고 무시하는 편.

그런 면에서 역시 한비야는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난 사람을 차별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생각하고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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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릴 때가 되어 본 건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부부(커플;) 괜히 눈길이 가는 건 왜일까. 나는 또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 버스타러 가는 길 16번이다. 하고 외치며 내 앞으로 가로지르던 한 장애우를 보고 든 생각은 과연 뭐였을까. 자리에 앉아 한비야의 책을 펼치는 내 손이 갑자기 부끄럽게 느껴졌다.

왜 나랑 같은 버스를 탈까.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우리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관에서 소풍을 나온 모양이었다. 창문을 열면 보이는 곳인데. 그동안 동네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생소한 다른 사람 취급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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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삶은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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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이 글을 적는 건 더욱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진 모습으로 마음의 그릇을 넓힌 사람이 되어 다시 읽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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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는 글. 그냥 이것저것 끄적끄적이다. 끝!

' -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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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