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재구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6.18 [스크랩] 영화 속 장사이야기 - 범죄의 재구성
출처 뉴스 > 이코노믹리뷰 2007-06-15 07:09

[스크랩] 영화 속 장사이야기 - 범죄의 재구성
 

출처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15 07:09 
 


 고객 머릿속에 숨은 키워드를 찾아라


  영화도 제목이 중요하다. 제목은 영화사의 수입과 직결된다.후보 제목은 많을수록 좋다. 하나 건진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물론 건졌으면 소비자 입맛에, 귀에, 기억에 바짝 다가서게끔 깎고 다듬어야 한다.


  와바의 가맹본부인 (주)인토외식산업의 이효복 대표는 말한다. “브랜드 네임이 중요하다”고. 이어서 “영화처럼 제목을 짓는 것에 수고가 다를 바 없었다”면서 엄청난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이름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후보 브랜드로 거론되었던 것만 해도 60개 정도나 됐고 그 중에 제목(브랜드)으로 하나 겨우 선택한 것이 지금의 ‘와바‘란다.


  이처럼 버리기 원칙을 지키니 곧바로 시장(Market)에서 반응이 먹히는 브랜드가 되었다고. 참고로 와바는 ‘와글와글, 바글바글’이라는 의미와 함께 우리말로는 ‘와봐(요)’라는 뜻이 있으며, 영어로는 ‘세계 최고의 술집’이라는 의미에서 ‘WA(World Ace)-BAR’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브랜드가 짧고, 기억하기가 쉽고, 약속 장소로 친구를 불러내듯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는 점이 브랜드 마케팅에서 잘 먹히고 롱런하게 된 이유인 것 같다.


  이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감독, 2004년)이란다. 나도 참 괜찮게 보았던 영화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난 영화배우 박신양 씨를 아주 좋아한다.


  그가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범죄, 스릴러, 코미디를 표방하는 한국영화가 바로 ‘범죄의 재구성’이다. 그(박신양)의 영화 속 네임은 최·창·혁.



제목 좋은 영화는 흥행도 성공


  왜 그러한 이름이 필요했을까. ‘최고의 사기꾼’이라는 뜻에서 최, 사기도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야 먹힌다는 뜻에서 창, 그리고 최창호라는 이름의 쌍둥이를 만들어낼 만큼 ‘혁신적인 인물’이라는 의미에서 혁.

그리하여 세 글자로 좁히니 최창혁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정도 수준이면 아마도 작명(作名)도 기막히고 영화 속 주인공의 캐릭터도 최대한 잘 살린 이름일 것이다.


  한양대 정민 교수는 저서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서 분수득의법(分授得宜法)을 소개했다.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성을 확대하라’는 뜻이다. 이걸 사기로 몸소 실행하는 인물이 사기 전과로 출소한 지 이제 한 달 된 최창혁이다. 그는 빅콘 사기를 치기 위해서 모두 다섯 명을 모은다. 역할분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다.


  ‘인간의 탐욕을 경영하는 천재 사기꾼들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부제가 붙은 《빅콘게임》(마고북스)에서 저자인 데이비드W. 모러는 빅콘의 모습에 대해서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훌륭한 사기꾼은 자신이 벌인 사기극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더 완벽해지기 위해 연구하고 인간에 대해 더 많이 배우는 한편 배운 것을 써먹을 방법을 모색한다’고 지적했다. 맞다. 최창혁을 비롯하여 김선생(백윤식), 얼매(이문식), 타고난 여자킬러 제비(박원상), 환상적인 위조기술자 휘발유(김상호), 이렇게 다섯 명은 각자의 역할분담과 팀워크를 통해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은행 사기극에 성공한다. 난공불락 한국은행이 당한 것이다. 50억 인출 성공. 그러나 성공으로 기쁨을 나누는 것도 잠시, 돈은 사라지고,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현장엔 뒤집혀 폭발한 용의자의 차량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없다.


  분명 사기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그런데 감쪽같이 돈이 사라졌다. 수사망이 펼쳐지고 얼매와 휘발유가 체포된다. 제비는 빈털터리의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이러니 사기꾼들의 대부인 김선생도 답답할 수밖에. 졸지에 차반장(천호진)에게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범죄자 세계의 살아 있는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험난한 필드워크를 마다하지 않았던 모러 교수는 원래 ‘최고의 사기꾼들은 필요한 사람들을 아주 매끄럽게 매수한다’고 책에 적고 있다. 김 선생의 실력(?)은 수사망을 좁혀오는 형사와도 연결되었고, 역으로 사기를 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임하룡)도 고용할 만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게임의 승자는 최창호라는 쌍둥이 형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을 만큼 교활하고 치밀한 최창혁. 그러나 모러 교수의 충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는 말한다. “만년을 유복하게 살다가 죽는 신용사기꾼은 비교적 소수다. 투자에 실패하거나, 전문 도박사에게 당하는 등 이런저런 일로 돈을 탕진해버린다”고 말이다.



사기 시나리오는 최고의 경영서적


  최고의 사기꾼과 최고의 경영자는 닮아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애드거 앨러 포는 사기꾼에게 필요한 특질을 면밀함, 호기심, 인내력, 창의력, 대담함, 냉담함, 뻔뻔함, 웃음이라고 거론한 바 있다. 사기꾼을 뺀 뒤 경영자를 집어넣어도 해당될 만큼 그 기질이 너무 흡사하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혼자서 독식하는 게 최고의 사기꾼이라면 최고의 경영자는혼자만 독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완벽한 사기 시나리오를 전개하기 위해 몇 수십, 몇 백번씩 수정을 거듭하는 사기꾼의 자세는 경영자나 비즈니스맨도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있다. 그건 팀워크다. 그들의 환상적인 팀워크도 배울 만하다. 조직에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는 인재는 인재(人災)일 뿐, 플러스 알파인 인재(人財)가 전혀 못된다. 사기도 사람의 감성을 얻지 못하면 쓸모가 없는 기술일 뿐이다. 사람의 욕망이라는 문제점이 없지는 않지만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세일즈요, 마케팅이 되는 셈이다.


  첫인상을 어떻게 줄 것인지? 사기꾼도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이걸 비즈니스맨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조직원으로 활동할 때에도 역량에 따라 역할을 나누어 충분히 준비하고 작업의 효율을 최대로 극대화할 줄 안다. 정민 교수는 이렇게 지적한다. “훌륭한 조직은 리더의 탁월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 간의 단단한 팀워크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길 “개성을 무시하고 평준화시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가장 불쌍한 CEO와 마누라는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가 말했듯 비교에 있다. “모든 불행의 시작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영화 속 장사 몇 수 배우기


1. 실패의 최소화, 성공의 최대화는 ‘재구성’에 있다
실패는 죄가 되지만 성공은 죄가 되지 않는다. 사기꾼도 실패의 원인을 몇 십번, 몇 백번씩 되돌아서 분석하고, 준비를 소홀하지 않기 위해 재구성을 서슴지 않고 마다하지도 않는다. 창업도 마찬가지이다. 매출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으면 결과는 실패한 것이다. 다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비즈니스를 재구성해야 한다.


2. 조직은 팀워크가 생명이다
어떤 조직이든 팀워크가 탄탄해야 비즈니스에서 장수한다. 역할이 주어지지 않거나 전문 영역이 없다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직의 해를 끼치는 인재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일은 잘하는 것이 능력이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인재가 아니다. 비즈니스에 성공하려면 개인보다는 조직과 팀워크를 소중하게 여기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


3. 첫인상이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사기꾼도 첫인상을 중요시 한다. 비즈니스도 맥락은 같아야 한다. 첫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소비자는 호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소비자는 보다 좋은 인상을 주는 비즈니스에 점수를 후하게 주기 때문이다. 간판, 인테리어, 종업원의 서비스, 메뉴 등에서 첫인상이 약하다면 준비가 완벽할 때까지 오픈을 뒤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


4. 간판도 제목이 장사를 좌우한다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외우기가 좋은 제목으로 간판 상호를 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깝다고 버리지 못하면 좋은 브랜드나 상호는 내 것이 될 수 없다. 소비자에게 필이 꽂히는 이름을 생각하고 깎고 다듬어라. 또 무미건조한 세련된 이름보다는, 약간 투박하지만 정감이 묻어나는 상호나 브랜드가 시장에선 실제로 더 잘 먹힌다.

'  : 문화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방인  (0) 2007.08.13
[스크랩] 검은집과 마그리트  (0) 2007.06.27
연극 '라이어'  (0) 2007.02.10
박민규 - 카스테라  (0) 2007.01.03
르네 마그리트  (0) 2006.12.20
Posted by (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