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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9 오만과 편견 (Pride & Prejudic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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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학기가 끝나고 무료하게 보낸 주말. 그리고 다시 찾은 도서관. 무턱대고 3층으로 올라가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뭔가 읽고 싶은데 뭘 읽어야 하나. 그러다 발견한 책. 오만과 편견 (Pride & Prejudice)

사실 오만과 편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 동생이 싼값에 구입해 온 책이 있었는데, 깔끔하고 글씨체도 읽기 편했지만, 정작 읽어나가려니 너무나도 불편했다. 그 번역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등등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해석본. 외국서적의 경우, 특히 문학의 경우. 번역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한 것 같다. 통번역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고, 외국언어 지식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나도 어릴 때 번역의 꿈을 꿨드랬지. 갑자기 딴 길로 새는 것 같지만 언어를 배우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막상 지금처럼 토익공부를 하려니 시험대비 언어는 그닥 좋지 않지만은 않다 ㅠㅠ

암튼, 그래서 이번에는 민음사 편을 택했다. 그래도 제일 믿음직 하다고 해야하나. 저번 학기 교양으로 러시아 문학 수업을 들은 동생 부탁으로 종종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주곤 했다. 그때마다 동생은 몇몇 출판사 것만을 요구했는데 거기에는 꼭 민음사가 들어가 있었다. 익숙한 출판사 이기도 하고. 간혹 약간 의역의 맛이 없다는 의견이 있기는 한데. 글쎄. 번역하는 사람이 모두 다르니. 일률적이지는 않을테고,

민음사의 오만과 편견은 딱딱할지도 모르지만 부드럽게 읽을 수 있는 정도? 이전 책에 비해 너무나도 매끄러운 번역이어서 만족한다. 기회가 되면 다른 출판사 것도 읽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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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오만하다. 어느 누구나 편견을 지닐 수 있다. 그러나 그 오만과 편견을 깨뜨리고 진실된 모습을 발견하기는 너무 힘들다. 그렇기에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둘러싸고 있던 오만과 편견을 극복한 그 둘은 참 대단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베넷 가(家)에는 아버지 베넷 씨와 어머니, 그리고 다섯 명의 딸이 함께 있다. 어느 날 롱본의 근처로 온 새로운 이웃은 자그마한 마을을 들썩이게 하고, 아름다웠던 그날 밤. 그 무도회. 빙리와 제인의 만남, 그리고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만남은 너무나도 다르게 다가온다. 다아시의 오만함에 엘리자베스는 그가 고집불통의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단정해 버리고. 이 편견은 날로 깊어져 (다아시의 행각을 볼때, 자신들을 무시한 것, 위컴의 장래를 앗아간 것, 빙리를 런던으로 떠나보낸 것 등등) 다아시를 싫어하게까지 만든다.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한 번의 인상이 상대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제 무슨 면이든 그가 나쁘게 보이니 말이다. 그래서 옛 현자들은 중용을 강조하고 인내를 강조하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순종적이고 매사 좋게 생각하려는 제인쪽의 성격이 세상살기 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그러나 그 오만과 편견을 깨뜨릴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재회, 다아시의 청혼, 엘리자베스의 거절, 그리고 그간 있었던 수많은 오해들. 다아시는 아마 엘리자베스의 거절로 인해 자신의 오만함을 깨달은 것 같다. 엄청난 재력과 명예를 모두 다 손에 쥐고 있는 그로썬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충격적이었겠지. 그리고 그녀의 오해에도 사실은 자신의 오만함이 불씨에 석유를 부어버린 것처럼 원인제공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 오만함을 떨쳐버리게 한 건 충격일까 사랑일까 아니면 오해의 해결일까.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오해가 풀리기를 바라는 장문의 편지를 쓰고 엘리자베스는 자신만의 편견에 사로잡혀 그를 폄하하고 있었음을 깨닫고는 너무나도 부끄러워한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다시 한 번 옛 기억을 되짚어 보면 다아시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 위컴을 착한 사람, 다아시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측은한 사람,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녀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여름이 되고, 엘리자베스는 외삼촌 부부와 함께 외숙모의 고향으로 가게 된다. 그곳은 다아시의 본가. 그리고 그 곳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다시 한 번 조우한다. 점점 풀려가는 엘리자베스의 엉킨 오해들, 그리고 그만큼 다아시를 향해 열려가는 마음.

그러나 언니로부터 온 한 통의 편지는 엘리자베스를 다시 절망하게끔 만든다. 동생 리디아가 위컴과 함께 결혼을 하겠다며 도망간 것. 그동안 위컴의 됨됨이를 보아 그는 절대 동생과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부유하지도 않은 자신의 동생과 함께 한 것으로 보아 위컴의 현재가 얼마나 절박한지를 예측했다. 역시나 여기 저기 노름빚으로 가득한 위컴의 흔적. 엘리자베스는 정신이 혼미해진다. 무슨 정신으로 다아시에게 지금의 사정을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다. 은연 중에 이야기 해야하는 상대라고 느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엘리자베스는 황급히 펨벌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온다. 리디아를 찾아 런던에 간 아버지 연락을 기다리는 가족들. 아버지는 별 성과 없이 돌아오지만 곧이어 외삼촌으로부터 리디아와 위컴을 찾았고 곧 그들이 결혼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과연 좋은 소식인 걸까. 아버지는 외삼촌에게 빚을 졌다며 부담스러워 한다. 설마 위컴이 한두푼에 결혼을 결심했을리 없으니 말이다.

철없는 리디아. 철없는 어머니. 자신의 결혼식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리디아가 다아시의 이야기를 꺼내다가 비밀로 하겠다며 감추는 걸 보고는 무언가 생각이 든 엘리자베스. 외숙모에게 편지를 보낸 후, 다시 받은 답장에는 다아시가 위컴과 리디아를 찾아내고, 그의 빚을 다 갚아주고 결혼식 준비와 장교직까지 구해주었다는 내용이 실려있었ㄷ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관대함과 위대함에 진심어린 찬사와 존경을 보낸다.

다시 롱본을 떠들썩하게 한 소식. 런던으로 간 빙리가 다시 롱본을 방문한다. 그 곳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빙리와 제인은 결혼을 약정하고, 엘리자베스 역시 이번에는 빙리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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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소설이 해피엔딩일까 아닐까 너무 흥미진진했다. 오만과 편견의 골이 너무 깊어져 버린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맺어져 다행이랄까. 나는 둘의 이야기에 정신없이 빠져 들었다. 마치 내가 엘리자베스가 된 마냥 어서 다아시가 그녀의 앞에 나와 주길 바랐고, 이야기 하기를 원했고, 다시 한 번 용기 내기를 갈망했다.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소원 성취한 기분이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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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캐릭터가 쏟아져 나오는 소설.  배경은 절대 현대가 아님에도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형이 지금과 많이 부합한다. 내내 읽으면서 내 성격은 약간 제인과 닮지 않았나 생각했다. 지향하고자 하는 건 아닌데 나와 닮았다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엘리자베스를 동경한다. 지나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이것 역시 그녀의 Pride때문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똑똑하고 자신있는 그녀가 좋다. 수많은 감정의 변화, 고민들이 그녀를 성숙하게 하고 사랑스럽게 하는 것 같다. . 부유하지 못한 현실로 인해 결혼한 샬럿, 여성스럽고 순종하는 타입의 여인상 제인, 철없이 자유분방한 리디아 등등.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삶을 택하는 것 같다. 너무나도 아쉬운 선택, 즐거운 선택, 행복한 선택, 그래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한 번 선택한 길을 후회하지 말라는 것. 후회하지 않도록 올바른 선택을 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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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에 빠지지는 않았는가, 편견으로 인해 색안경을 낀채 바라보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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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사랑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오만과 편견이 나에게 건내주는 내용은 무척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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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_-_ 줄거리 쓰다가 지쳐버렸어... 빠뜨린 내용 물론 많지만....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중심으로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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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