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11 - 9.25 덕수궁미술관 (THE AMERICAN ART - 이것이 미국미술이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전)


미국 현대 미술의 중심,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주요 작품들이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사담이지만 얼마전 뉴욕 여행을 포기한 저로서는 꿩대신 닭... 그래 뉴욕에 가봤자 볼 수 없었을거야 라는 말도 안되는 위로를 하며 관람을 했답니다.)

뉴욕 현대 미술관이 유럽 문화 위주의 글로벌화를 표방했다면 뉴욕 휘트니 미술관은 자국 미술의 발전을 위해 미국 현대 미술 위주로 전시가 됐다고 하는 군요. 전반적으로 전시를 쭉 둘러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아직 유망한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 없는지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물론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촉망받는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고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 가치를 미리 알아내고, 스팟적인 미술展이 아닌 미술館이라는 공식화된 루트를 통해 한국 현대 미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젠가 돈을 많이 벌면 꼭...반드시....^^;;

주요 작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현대 미술하면 빠뜨릴 수 없는, 팝아트의 아버지(?) 앤디 워홀입니다.

Andy Warhol
1928–1987

Black Bean, Pepper Pot, Tomato, 1968, from the portfolio Campbell’s Soup I.
Color screenprint: image, 31 7/8 × 18 7/8 in. (81.1 × 48 cm); sheet, 35 1/16 × 23 1/16 in. (89.1 × 58.6 cm). Edition of 250.
 Printed by Salvatore Silkscreen Co., Inc., New York;
Published by Factory Additions, New York.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하나하나 외형은 같지만 속만 달라지는 32점의 작품.
대량생산은 공업이라는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그 산업을 미술로 표방하고자 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Andy Warhol, Green Coca-Cola Bottles, 1962.
Synthetic polymer, silkscreen ink, and graphite on canvas, 82 3/8 × 57 in. (209.2 × 144.8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수많은 콜라병의 나열을 통해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브릴로 박스(Brillo Box)
실제는 나무로 만든 세 상자가 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의 소재는 지극히 상업적이었습니다.
상가 뒷켠에 쌓여있던 통조림이, 콜라병이, 수세미가, 쉼없이 찍어내는 그 와중에도
모든 것이 미술의 소재가 되고 그리고 발견된 오브제(일상적인 사물이 예술작품으로 승격된 것)가 되었던 것이죠.
어찌보면 지금의 광고디자인, 포장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의 장르를 개척하는 데 공헌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또 워홀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Roy LICHTENSTEIN. Gold Fish Bowl
우리에게 행복한 눈물 작품으로 유명한 로이 리히텐슈타린의 금붕어 어항입니다
 얼핏 모니터로 보시면 사진 혹은 그림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브론즈를 활용한 조형물입니다.
개인적으로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미술관에 가신다면 꼭 멀리에서도 바라보시길. 금붕어가 생동적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Marisol, Women and Dog, 1964.
Wood, plaster, synthetic polymer, taxidermic dog head, and miscellaneous items, dimensions variabl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베네수엘라계 프랑스 작가 마리솔. 여인과 강아지.
이번 전시회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사각의 오브제에 여인의 희노애락이 느껴집니다.
60년대 당시의 강렬한 컬러. (복고 스타일이 무언인지 알게 됐다는..)
귀여운 마스크의 저 강아지는 인형이 아닌, 실제 박제한 강아지라는 게 우와. 하게 했습니다.
반드시 360도로 돌아가면서 작가의 섬세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nrique Chagoya : "Road Map": 2003
멕시코 출신의 미국 이민작가 엔리케 차코야의 2003년작입니다.
처음 봤을 때 미국 중심의 사고로 똘똘 뭉친 그림이구나 하고 생각했으나,
작가는 오히려 대형화된 미국으로 풍자를 하고 있던 거였죠. 중간중간 숨어있는 월리를 찾는 묘미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크리에이티브하고 미국의 현대 미술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으니 꼭 한 번 방문하시길 권합니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하니 말이 길어졌네요 ^^
그럼 전 이제 내일의 출근을 위해.


Posted by (쑨) :

Andy Warhol

Andy Warhol. <Flowers>


어느날 버스 안에서 무심코 바라본 한쪽 길가에 길게 걸린 화려한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앤디워홀 특별전. 꼭 가봐야지 했는데 거의 끝날 때가 되어서야 허둥지둥 다녀왔다. 이놈의 게으름. 자그마한 공간에 많지 않은 작품 수, 하지만 알차고 그것도 무료로 앤디 워홀의 작품을 감상하게 해준 '미술관 가는 길' 측에 감사의 인사를.

앤디워홀. 팝아트의 대표자. 상업미술이 진짜 미술이고 진짜 미술이 곧 상업미술이라고 보았던 사람. 워홀에게 비판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의견에 대해 John Rockwell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워홀이 블리로(Brillo설거지수세미상표) 포장박스를 미술관에 쌓아놓았다고 해서 갑자기 미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워홀은 당신이 수퍼마켓에 가는 것을 예술적 체험이라고 생각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당신의 생활을 향상시켰으며, 모든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예술가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옮기다보니, 최근 기업에서 예술과 함께 마케팅을 하는 경우도 이에 포함되지 않나 생각한다. 명화가 프린트된 가전제품이라든지, 디자인을 강조하는 제품이라든지. 과거 예술은 그들만의 것, 인간 사고의 정수라고 여겼던 대중에게도 언제든지 다가갈 수 있는 것. 그것이 팝아트로 더욱 실현 가능해졌고, 뭐, 포스트 모너니즘도 그렇다고 볼 수 있으려나.

이번 전시에서도 가벼움을 느꼈다고나 할까. 기존 전시회를 가면 어느 정도의 선을 그어두고 그림에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유일한 작품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장중함에 눌려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면,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가볍다. 이 가벼움은 워홀의 대량생산 방식에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 비슷한 작품을 여러 개 찍어내서 세계 각 국에서 동시에 그의 작품을 볼 수 있게 함으로서 워홀의 영향력도 증대시키고 친근감도 가지게 하고(많은 작품을 보게 되면서) 결국 대중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 판화의 잠재력, 예술적인 감각, 대중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상업 미술주의자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Andy Warhol

Andy Warhol. <Jackie Kennedy>, <John Kennedy>


 


아, 그리고 또 느낀 건데; 역시 작품은 직접 가서 보고 생동감을 느끼고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가루를, 지독히도 상업적인 핫핑크를, 하나하나 덧대어진 칠들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어?!

Andy Warhol
 Andy Warhol. <Marylin Monroe>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작품 넘버 확인하는 것. 몇 번째 작품인지, 모두 몇 개나 찍어냈는지 생각하다보면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겹치곤한다. 대량 생산을 하긴 했지만 역시 무한은 불가능했기에 워홀의 작품 역시 엘리트화 되어버린 건 아닐까. 워홀은 상업미술을 주장했으니 그런 방향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여겼겠지만, 난 약간의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 몰라 어려운 일이야.

Andy Warhol

Andy Warhol. <Committee 2000>

기존의 워홀의 색감과는 다른 느낌이어서 너무 반가웠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건 이런 스타일. 많이도 찍어냈네; 그 중 미술관에 있던 건 300번째 작품.



Andy Warhol

Andy Warhol. <Reigning Queens: Queen Margrethe II Of Denmark>


Andy Warhol

Andy Warhol. <Cow>

Andy Warhol

Andy Warhol. <Birth of Venus>

Posted by (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