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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5 20080204 Andy Warhol 특별전 - 미술관 가는 길 1

Andy Warhol

Andy Warhol. <Flowers>


어느날 버스 안에서 무심코 바라본 한쪽 길가에 길게 걸린 화려한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앤디워홀 특별전. 꼭 가봐야지 했는데 거의 끝날 때가 되어서야 허둥지둥 다녀왔다. 이놈의 게으름. 자그마한 공간에 많지 않은 작품 수, 하지만 알차고 그것도 무료로 앤디 워홀의 작품을 감상하게 해준 '미술관 가는 길' 측에 감사의 인사를.

앤디워홀. 팝아트의 대표자. 상업미술이 진짜 미술이고 진짜 미술이 곧 상업미술이라고 보았던 사람. 워홀에게 비판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의견에 대해 John Rockwell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워홀이 블리로(Brillo설거지수세미상표) 포장박스를 미술관에 쌓아놓았다고 해서 갑자기 미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워홀은 당신이 수퍼마켓에 가는 것을 예술적 체험이라고 생각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당신의 생활을 향상시켰으며, 모든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예술가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옮기다보니, 최근 기업에서 예술과 함께 마케팅을 하는 경우도 이에 포함되지 않나 생각한다. 명화가 프린트된 가전제품이라든지, 디자인을 강조하는 제품이라든지. 과거 예술은 그들만의 것, 인간 사고의 정수라고 여겼던 대중에게도 언제든지 다가갈 수 있는 것. 그것이 팝아트로 더욱 실현 가능해졌고, 뭐, 포스트 모너니즘도 그렇다고 볼 수 있으려나.

이번 전시에서도 가벼움을 느꼈다고나 할까. 기존 전시회를 가면 어느 정도의 선을 그어두고 그림에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유일한 작품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장중함에 눌려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면,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가볍다. 이 가벼움은 워홀의 대량생산 방식에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 비슷한 작품을 여러 개 찍어내서 세계 각 국에서 동시에 그의 작품을 볼 수 있게 함으로서 워홀의 영향력도 증대시키고 친근감도 가지게 하고(많은 작품을 보게 되면서) 결국 대중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 판화의 잠재력, 예술적인 감각, 대중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상업 미술주의자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Andy Warhol

Andy Warhol. <Jackie Kennedy>, <John Kennedy>


 


아, 그리고 또 느낀 건데; 역시 작품은 직접 가서 보고 생동감을 느끼고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가루를, 지독히도 상업적인 핫핑크를, 하나하나 덧대어진 칠들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어?!

Andy Warhol
 Andy Warhol. <Marylin Monroe>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작품 넘버 확인하는 것. 몇 번째 작품인지, 모두 몇 개나 찍어냈는지 생각하다보면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겹치곤한다. 대량 생산을 하긴 했지만 역시 무한은 불가능했기에 워홀의 작품 역시 엘리트화 되어버린 건 아닐까. 워홀은 상업미술을 주장했으니 그런 방향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여겼겠지만, 난 약간의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 몰라 어려운 일이야.

Andy Warhol

Andy Warhol. <Committee 2000>

기존의 워홀의 색감과는 다른 느낌이어서 너무 반가웠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건 이런 스타일. 많이도 찍어냈네; 그 중 미술관에 있던 건 300번째 작품.



Andy Warhol

Andy Warhol. <Reigning Queens: Queen Margrethe II Of Denmark>


Andy Warhol

Andy Warhol. <Cow>

Andy Warhol

Andy Warhol. <Birth of Venus>

Posted by (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