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빙계추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2.06 국민 여러분, 빙계추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빙계추가 누굴까? 성은 빙(氷), 이름은 계추(季秋). 빙계추, 빙계추, 빙계추... 설마 그 빌게이트?! 그렇다.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제1의 부호인 빌게이트. 그가 한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와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굳이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빌게이트가 누군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소설의 미학, 물론 허구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 인물과 교묘하게 비슷한 소설 속 인물이 현실이 될 수는 없을까. 흥미진진하게 가볍지만 무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빙계추는 유능한 한국인 직원과 함께 한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오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출마를 선언한다. 외국인, 세계 제일의 부자, 그 유명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그가 뭐가 부족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하겠다고 한거지? 빙계추의 출마로 인해 대선 구도는 완전히 역전되고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빙계추의 공약들과 함께 진행되는 소설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온다. ‘맛있는 나라(딜리셔스 컨트리)’ 컨셉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아무리 중국 음식이 종류가 많고 다채로워도 그 규모와 갖가지 재료, 엄청난 기름기 덕분에 사실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음식. 소담스러우면서도 결고 초라하지 않다. 영양 만점, 색채 만점, 음식 씹는 맛도 일품이다. 진짜 한국 사람이 김치, 고추장, 된장 없으면 어떻게 산다는 거야 ㅠ_ㅠ 에고. 갑자기 소설 얘기하다가 왜 음식 얘기로; 암튼 그렇다. 한국 음식 최고다.

빙계추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을 새로운 희망으로 들뜨게 한다. 뭐, 경제를 살린다는데(...) 그의 등장으로 빙계추의 일거수 일투족과 한국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민 여러분, 빙계추입니다.’ 편 말고도 ‘주식회사 파파라치(정의라는 미명하에 불법을 감행해야 했고 정의라는 미명에 의해 체포된 파파라치 이야기 - 고자질은 나쁜 거야.)’, ‘성우 이야기(자신의 재능으로 일본을 바꾼 위대한 성우 아키라와 그의 친구 본조 - 그래서 지난 밤<스타청백전>에서처럼 새파랗게 젊은 코미디언 녀석들이 아키라 흉내를 내며 까부는 일 따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알바킹(치밀한 계획과 노력, 아르바이트의 황제 - 그리고 그는 내가 읽지 못한 그의 자서전 끄트머리 부분을 이야기해주었다.)’, ‘비싸게(된장녀들의 필수품. 루이비토 생수보틀bottle. 한 병에 만원 - 그래야 살아남는 거야. 비싸게! 비싸게! 비싸게! 비싸......)’ 등등등 진짜 감탄할만한 단편이 한 두 편이 아니다. 어쩜 그렇게도 잘 꼬집어 냈는지 이게 뭐야 하면서도 결국 우리네들의 현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의 뛰어난 위트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소설집이다. 새로운 계획들을 조심스레 제시해봤고 그에 따라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도 아는 듯하고 그래서인가 단편의 묘미를 살려 뒷이야기는 독자에게 맡긴 것일 수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푹 빠져들었다. 쉽고 간결한 문체, 최근 출간된 책답게(2007.12) 현실감이 팍팍 와 닿는 소설 배경, 말 그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티브!! 작가는 유명한 카피라이터 지병주씨. 잘 가는 미술관련 클럽에서 추천받고 당장 읽어본 소설.

재밌다. 신선하다. 깔끔하다.


Posted by (쑨) :